<퍼펙트 데이즈>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도쿄 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야쿠쇼 코지)의 하루하루를 쫓는 영화다.
단순 줄거리로 보자면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겠지만, 그 반복되는 일상에 담겨있고 전해주는 이야기는 한 문장으로 절대 내포할 수 없는 무게와 깊이를 가지고 있다.
영화는 히라야마를, 거리를 두고 바라보지만 동시에 그의 모든 시간을 사유하듯이 하루를 담아낸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하고 잠들고, 더 나아가 꿈까지 담아낸다. 히라야마의 하루는 과묵한 그의 성격과 매우 닮았다. 그의 삶은 도쿄의 공공 화장실을 청소하는 평일과 사진을 인화하고 책을 사고 단골 가게를 방문하는 주말로 나뉜다.
하루하루 어제와 다름없이 사는 그의 삶에 낙이 무엇일까 처음에는 질문했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라고 하면 잠들기 전 읽는 책의 페이지 정도. 직장동료, 조카 등의 주변 인물에 의해 한 번씩 그의 일상에 변주가 생기지만 사람이 떠나가면 히라야마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래 그의 삶 루틴으로 돌아온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 삶에 만족하는가 싶다가도 마지막 웃는 듯 우는 그의 모습에서 어쩌면 하루도 바뀌지 않고 반복되는 일상은 감정을 숨기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어떤 일들이 지금의 히라야마를 만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감성이 가득한 그의 일상이 어떻게 흑백같이 물들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영화 말미에 나오는 단어 "KOMOREBI" (코모레비: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의 빛과 그림자 처럼 찰나의 순간) 처럼 하루가 순간이기에 이 패턴을 유지하며 순간을 영위하려는 것일지도.
영화를 본 사람마다 '코모레비'의 상징성은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꽤 감동적이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배워볼 수 있으니, 내가 나이가 좀 있다 싶은 사람들은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엔딩 크래딧에 영화 내에서 히라야마가 읽은 책들과 들은 음악들이 나온다. 그 리스트는 아래와 같으니, 영화를 보고 책과 음악이 궁금했다면 참고하길 바란다. 음악은 일부 기억나는 것만 가지고 왔다.
[ 책]
- 윌리엄 포크너 <야생 종려나무>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11>
- 고다 아야 <나무>
[ 음악 ]
- "The House of the Rising Sun" - JP ver.
- "Feeling God"
- "Sunny Afternoon"
- "Brown eyed Gril"
- "Perfec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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