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업 시작하는 순간 헬 게이트가 열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다시 뜨개의 길로 돌아가는지 나도 모르겠다.
다들 뜨개가 좋은 취미이고 정신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가끔은 잘 모르겠다. 한코 한코 쌓아 올리면서 늘어가는 편물을 보자면 기분이 좋다가도, 푸르시오가 나타나는 순간 세상 모든 절망이 내게로 향한 기분이다.
<아무튼, 뜨개>라는 책을 읽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작가가 나만큼 절망을 해보았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처음으로 패턴 들어간 카디건을 작업해 보는 중인데, 뒤판을 다 뜰 때까지도 패턴이 손에 익지 않아, 정말 단 두줄을 뜨는데 3일이나 걸렸던 것 같다.... 푸르시오가 이렇게 괴롭다.
제일 절망적인 건, 이건 늘림과 줄임이 같이 있다 보니... 메리야스만 익숙한 난... 푸르시오가 아닌 이상 수정을 볼 수도 없었다... 이렇게 또 배우는 거지 하다가도 참 지옥 같은 일.


뒤판이 끝나갈 때쯤에는 드디어! 패턴이 눈에 읽히기 시작했다.
고무 단이야 언제나 그렇듯이 멍 때리며 뜨기 좋다. 앞판의 첫 패턴은 콧수가 뒤판에 비해 적은 것도 있지만, 완벽히 패턴을 숙지한 사람으로서, 푸르시오 없이 순조로히 진행 되었다. 그 덕에 하루 만에 앞판 반절을 끝낼 수 있었다.
이 정도 속도로 편물을 뽑아낼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
아마 난 전생에 게으른 거미여서 현생에서 뜨개질이라는 노동으로 벌 받고 있는 것일 수도. 그래서 날씬하지 않고 XS나 S로 뜰 수 없어서 더 고통을 받는 것일지도...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뜨개를 하고 있고, 내가 만든 카디건을 입을 거라는 생각 단 하나만으로 여기까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 어제까지의 진행상황은 뒤판과 앞판 1/4. 이 속도로 진행하면, 다음 주에는 완성본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허튼 상상을 해본다.
일본 가기 전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과연 가능할지...
이 지옥의 뜨개는 완성본으로 곧 돌아오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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