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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나의 문화생활

책 리뷰 :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줄거리 및 감상평

by 중(中)생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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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일본에 노벨문학상을 처음으로 안겨준 가와바타 야스나라의 <설국>. 책 제목 그대로 설원이 끝없이 펼쳐지는 소설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니 설국이었다"로도 유명하다. 문장에서 느낄 수 있듯이 책은 전체적으로 풍경을 서술하는 내용이 많다. 아마도 그 아름다운 문장들 덕분에 노벨문학상을 서술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쓰자면 '눈이 가득한 땅에서의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 '시마무라'라는 남성과 '고마코'라는 여성의 사랑과 애정 관계를 느리고 모호하게 표현한다. 모호하다고 하는 이유는 여타 소설책과 달리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 불타오르지도 그렇다고 백지는 아닌 형태로 시간이 흐른다.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관계를 정의할 생각이 없는 시마무라와 반대로, 고마코는 솔직하고 확실하게 본인의 감정을 드러낸다. 오히려 그러한 감정의 표현이 그녀를 순수하다 못해 순백으로 보이게 하며 눈의 도시와 하나가 되게 한다. 

 

그저 노벨문학상을 받아 읽기 시작했는데, 본인의 마음도 뚜렷이 모르는 시마무라가 답답하기는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펼쳐지는 눈의 세상이 아름다워 멈출 수 없었다. 전반부에서 설원을 구경하다 보면 소용돌이치는 문체에 책의 끝에 다다르게 된다. 

올려다보고 있으니 은하수는 다시 이 대지를 끌어안으려 내려오는 듯했다. 
  거대한 오로라처럼 은하수는 시마무라의 몸을 적시며 흘러, 마치 땅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주었다. 고요하고 차가운 쓸쓸함과 동시에 뭔가 요염한 경이로움을 띠고도 있었다. 

 

마지막에 다가갈수록 모든 문장은 묘사의 향연이기도 하며, 눈 속에 파묻혀있던 열정이 불로 인해 녹아내려 드러나듯 폭풍과 같이 지나간다. 나를 휘감는 묘사의 폭풍이 너무나도 행복해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고, 다시 읽게 되었다. 완독 한 이후에도 멈출 수 없이 계속 책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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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와 점심을 먹으며 감정의 소용돌이에 이야기하였는데, 그 문장들이 너무 귀여웠다. 읽다가 헉하며 쉬었다가 다시 읽고, 멈췄다가 읽고 또 돌아가서 읽는다는 그 표현이 어찌 보면 진정으로 문학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오늘도 수달이 조개를 깨듯 누워서 책을 들고 뱃살에 두드리며 행복과 함께 책을 덮는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중요한 사람에게 <설국>을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문장 문장의 멋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설국>만큼 좋은 문학책도 없을 것 같다. 특히 나의 경험에 따라 이야기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여러 번 읽어도 매번 다르게 해석해 가는 맛이 있는 책이지 않나 싶다. 

 

이번에 읽으며 몇 가지 포인트를 표시해 두었는데, 미래의 내가 읽었을 때 어떠한 감정으로 받아들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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