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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나의 외식

식당 : 그로어스 (연희동)

by 중(中)생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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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 그로어스

브런치 메뉴 | 13,000~

공간 | 주택을 개조한 공간, 고즈넉함

총 평점 | ★★★★☆

주소 |  https://naver.me/F4Xaoqn2

 

그로어스 : 네이버

방문자리뷰 1,069 · 블로그리뷰 1,755

m.place.naver.com

 

연희동 주택가에 있는 브런치 집이다.

아마도 이곳 주택 중 하나를 개조하여 브런치 집으로 운영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가정집을 방문하는 듯한 느낌이 가득하였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이고 채광이 좋아 1층과 2층 모두 따사로운 햇볕이 한가득 들어왔다. 주변에 상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고즈넉한 기운이 한가득하여 너무 좋았다. 물론 평일 점심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

 

예약하고 방문하였는데, 딱히 예약하지 않아도 평일 낮에는 앉을자리가 충분하였다. 하지만 창가 자리로 예약 부탁드린다고 요청하였더니 룸 형태의 채광이 매우 좋은 자리를 주셨다! 구옥이어서 창이 큼직큼직하고 큰 창을 통해 햇살을 만끽할 수 있다. 좌석 자리 밖에는 테라스 자리도 있는데 날이 조금 더 따뜻하다면 테라스 자리의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감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각 계절의 특색이 가득할 때 또 놀러 와보려고 한다.

 

2층 전경. 연희동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그로어스에서는 애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다양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 날이 추워서 애피타이저로 수프를 주문하고,  같이 방문한 일행은 브런치 메뉴를, 나는 조금 더 끼니다운 것을 먹고 싶어 항정살 파스타를 주문했다. 

 

먼저 나온 수프는 크루통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큼지막한 식빵 두 조각도 함께 나온다. 부드러운 크루통을 생각하고 수프  한 입을 크게 먹었는데, 생각보다 딱딱해서 당황했다. 아마도 내어준 식과 같은 빵인 듯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 커서 딱딱하게 느껴진 게 아닐까 한다.

하지만 수프 자체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하여 식전 음식으로 먹기 좋았다. 너무 버섯의 향이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크림 맛만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두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잡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릇을 데워서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 수프가 빨리 식었다.

 

항정살 파스타 또한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한 파스타였다. 솔직히 파스타와 항정살의 맛보다는 함께 나온 명이 페스토가 '킥'이었다. 그래서 파스타를 한 입 먹을 때 꼭 명이 페스토를 함께 곁들여서 먹어야 한다. 명이 페스토가 파스타의 매콤함과 잘 어울리면서도 항정의 기름짐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고기의 기름 부위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렇다 보니까 항정살이 썩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기를 제외하고 그 조합이나 전체적인 맛의 조화는 매우 좋으니, 든든히 배를 채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항정살 파스타를 추천한다. 

 

이날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브런치 메뉴이다! 프렌치토스트였는데 그간 맛본 프렌치토스트 중 가장 맛있게 먹었다.

간혹 프렌치토스트라고 하고 계란 맛만 나거나 설탕이 과하게 들어가 단맛만 느껴지는 프렌치토스트로 실망하였는데, 그로어스의 프렌치토스트는 너무 달지도 않으면서 촉촉함이 가득하였다. 함께 나오는 생크림과 베이컨 그리고 과일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단짠의 조화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프렌치토스트+베이컨의 조합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이건 먹는 사람마다 선호하는 조합이 다를 것 같다. 

 

양송이 수프 브런치 항정살 파스타

 

자리를 옮길 시간도 없고, 식당 자리가 마음에 무척 들어 커피도 이곳에서 마시게 되었다. 

커피 맛 자체는 특색이 있다기보다는 무난하여 특별히 강한 인상을 주지도 않지만 그렇기에 그 누구나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다. 무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디저트의 임팩트가 훨씬 크다 보니 커피 사진이 한 장도 없다.

 

디저트는 총 2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주문한 애플 브리 크로플이다.

이름만 보고 크로플 사이에 사과잼이 들어있고 위에 치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받은 디저트는 상식을 깨듯 남다른 비주얼을 선보였다. 크로플 위를 황치즈가 한가득 뒤덮고 있는 모습으로 내가 주문한 메뉴가 아니었다면 이 음식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참지 못하고 위에 한가득 얹어진 치즈 먼저 한 입 먹어보았는데, 단순히 브리 치즈만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땅콩버터와 같은 것이 섞인 듯한 느낌이었다. 분명 무엇인가 익숙한 맛이었는데, 크로플과 함께 한 입 먹고 해답을 찾았다. 뽀또. 물론 뽀또 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맛이기는 하다. 

크로플-루콜라-사과-치즈 순으로 쌓아 올려진 산인데 이것을 다 함께 먹을 때 풍미가 가장 가득하였다. 아쉽게도 그렇게 먹기 위하여서는 위에 쌓인 치즈를 한껏 헝클어트려야 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받자마자 사진은 한가득 찍었으니 미련 없이 잘라먹을 수 있었다. 

크로플 하면 바싹 눌린 크루아상만 생각하였는데 이렇게 생과일과 루콜라까지 올라간 크로플을 먹으니, 크로플보다는 샌드위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 방문했는데 인스타 사진 하나 남겨야겠다 싶으면 이 메뉴를 주문하자. 

 

애플 브리 크로플

 

사루가 마트 근처의 연희동이 아니라 훨씬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가게이다. 솔직히 버스 정거장에서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편인데, 그렇다고 차를 가지고 가기도 딱히 좋지는 않다. 말 그대로 주택가라 주차할 공간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가게 특유의 고즈넉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날이 조금 더 따뜻하다면 걷기 좋을 테니 산책 삼아 갔다 커피 한 잔 하고 와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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