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 오마
파스타 메뉴 | 23,000~
공간 | 모던하고 깔끔
총 평점 | ★★★☆☆
주소 | https://naver.me/FzQBbYCo
네이버 지도
오마
map.naver.com
연남동이라고 하면 홍익대학교 근처이기도 하고 젊은 인구가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술집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오마는, 고정관념과는 조금 다르게, 연희동으로 넘어가는 쪽에 있기도 하며 조금은 더 조용한 곳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많이 걸어 다니는 큰길보다는 살짝 유동 인구가 적은 곳에 있었는데, 여기에다가 식당이 2층에 위치하여 있다 보니 걷다가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나 또한 파스타를 먹고 싶어 네이버 지도를 검색하다 발견하였다! 다행히 식당은 멀리서도 보이는 간판이 있고, 1층에도 알아보기 쉽도록 안내판이 있으니 가게를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식당의 문이 있는데 힘껏 당기면 된다.
문을 당기면 된다고 알리는 이유는 내가 오후 1:30 쯤에 방문하였는데 안에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이 열리지 않아 라스트 오더가 끝나고 문을 잠근 줄 알았다. 3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했는데 문이 안 열려 당황하고 다른 식당을 가야 하나 고민하며 지도를 보고 있었더니 직원이 문을 열어주셨다. 알고 보니 문을 통해 바람이 들어온다는 손님들의 의견이 있어 문에 문풍지 작업을 하였는데, 이 이후 문이 뻑뻑해져 열려면 힘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 간다면 당황하지 말고 힘껏 당기자. 밀면 문턱 때문에 문이 안 열린다.
문 앞에 허망하게 서있던 내 표정을 보시고 서버분이 오셔서 문을 열어주셨는데, 혹시 민망할까 봐 자리에 앉고 나서 식전 빵을 가져다주시면서 문풍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정말 그 배려에 너무 감탄하며, 서비스에 매우 만족. 미국 같은 나라라면 이런 분께 팁을 엄청 주는 게 아닐까 싶었다. 혼자가 아니라 지인과 방문했다면 까르르까르르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을 것 같은데 혼자라 낯가려 감사하다는 말을 못 해 드려 약간의 죄책감이 남아있다.
이곳에서 제일 마음에 든 것 중 하나는 분위기와 인테리어다. 문이 위치한 벽 쪽은 곡선 형태의 와인 잔을 보관하는 벽면이 있는데, 이 벽면이 참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부드러운 상아 색상인데 그래서 오래 보더라도 질리지 않고 보면 볼수록 눈이 즐겁다. 잔 또한 어찌 이쁘게 진열해 두었는지 감탄했다. 잔의 곡선과 벽면의 곡선이 함께 어울려 율동감 주어 식당을 떠날 때까지 계속 보게 되었다.
한쪽 면은 통유리로 하늘을 원 없이 볼 수 있고 그 맞은편은 오픈 형태의 주방이 위치했다. 주방 쪽은 바 자리도 있어서 저녁에 자리가 없으면 빠 테이블에 앉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정말 코 앞에서 요리를 하시니 눈이 계속 마주칠 수 있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전적 내향인의 시점.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자리가 좋을 수도 있다. 브레이크 타임 바로 앞에는 저녁 식사 때 사용할 재료 준비를 하는 것도 볼 수 있고, 먹을 음식을 요리하고 있는 것 또한 볼 수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파스타 하나에 이만 원이 넘어가기에 조금 가격대가 있구나 싶었는데, 식전 빵이 나왔다.
호밀 빵과 같은 느낌의 빵으로 살짝 토스트 되어 나왔다. 빵과 함께는 레몬 버터가 나왔는데 버터보다 묽은 제형으로 디저트 사이에 들어가는 필링에 가까운 묽음이다. 실제로 버터 맛도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함께 나온 빵과는 잘 어울린다. 빵은 담백하고 레몬 버터는 상큼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먹어버릴 수 있다.
휴가 중에 먹는 점심이어서 파스타와 함께 하우스 와인을 주문했다. 하우스 와인은 잔당 9,000원이고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이 있다. 이날 오마에서 주문한 것은 스파클링이었는데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스페인 까바가 나왔다. 레드와 화이트는 어떤 것이 나오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스파클링으로 까바가 나온 것을 보니 무난한 와인 위주로 나오는 것 같다.
글라스 외에도 와인 메뉴가 정말 많다. 파스타 메뉴보다도 많으니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방문하기에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식당 자체가 와인에 매우 진심인 것 같다. 판매하고 있는 와인들은 식당 메뉴와 잘 어울리는 것 위주로 판매하고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관자 파스타에는 케이퍼가 들어간다. 연어 스테이크나 샐러드에 케이퍼가 들어가는 것은 종종 먹어봤는데 파스타에 케이퍼가 들어가는 것은 처음 보았다. 나에게 케이퍼는 조금 더 조연 같은 식재료였는데, 오마는 케이퍼를 조금 더 주연같이 활용한다. 먹어보면 케이퍼의 맛이 처음에 확 치고 들어오고 그 이후에 파스타와 다른 야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케이퍼가 처음에 느껴지다 보니 오일파스타에서 느껴질 수 있는 느끼함은 적고 개운함을 가져갈 수 있는 것 같다.
오일 파스타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면이라고 생각하는데, 크림이나 토마토같이 향이나 맛이 강한 소스가 없어 자칫 잘못하면 생면이 그대로 느껴져서 밍밍하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근데 오마는 면에도 간이 너무나도 잘 배어 있어 파스타 면만 씹어먹어도 너무나도 맛있었다. 단순히 면을 삶을 때 소금을 쓰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팁을 너무나도 배우고 싶다.
*참고로 오마의 메뉴판에도 간이 세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적혀있다. 나도 처음 먹었을 때 간이 세다고 느꼈는데, 짠맛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간이 센 느낌이다. 오일 파스타의 경우는 후추의 향도 적지 않게 느껴진다.
메인 재료인 관자는 큰 특징이 없었다. 내가 느끼기에는 조금은 그 어떤 맛도 없는 것 같은 느낌? 내가 맛 평론가는 아니지만 많은 파스타집에서 파는 관자는 통 형태로 버터에 강하게 구워서 나오는 편이 많았다. 물론 그것도 관자의 향을 느낄 수 없고 버터 맛만 느껴져서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이곳도 관자의 맛이 잘 살아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관자 자체의 익힘은 진짜 좋아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함을 느낄 수 있다.
11월까지는 코르키지 프리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 음식이 와인과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래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념일이나 이벤트를 위해 방문하기에도 좋으니 저장해 두었다가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위기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이 공간은 절대 실망할 일이 없을 것 같다.
특히 이곳에서 가장 칭찬해야 할 것은 식기류다. 벽면에 꺼내어져 있는 와인 잔들은 잘토 잔으로 보이고, 잘토 스파클링 잔을 잘 몰라서 실제 내가 받은 것도 잘토 잔인가 싶은데, 잘토이든 아니든 나오는 잔들이 하나하나 다 정말 이쁘다.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잔 모두 향을 잘 느낄 수 있고 얇은 잔들을 사용할 수 있으니, 눈의 재미와 맛의 재미 다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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