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미술학원 끝나면 2시를 좀 넘는다.
아침 먹을 정신도 없이 매일 학원에 뛰어가다 보니 수업만 끝나면 굶주린 배에 따뜻한 음식 하나 넣는 게 나의 행복
여태까지는 수업 끝나고 나서 카페에서 빵 정도만 먹었지만
빡센 오후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에 근처에 궁금했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식당명은 알 누오보 (https://naver.me/x3qpu2Pg), 1층은 카페 2층은 식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우 아늑한 분위기에 적당한 소음이 있는, 내가 아주 선호하는 느낌의 식당.
파스타 가격대가 괜찮아 소개팅하거나 소소히 기념하고 싶은 날 오기 좋을 것 같은 식당.
파스타 메뉴는 제일 비싼 메뉴가 22,000원! 가볍게 스프먹고 파스타 먹으며 기분 내기에 참 좋은 식당 같다.
이날은 에피타이저로 오늘의 스프를 선택했는데, 밤스프가 나왔다.
알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물어봐주는 쎈스 너무 NICE.
적당히 크리미하고 단맛이 있어 배고픈 위장을 달래기에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테이블이 조금만 작다면 자주 혼자 놀러와 스프만 먹고가고 싶을정도!
실제로 저날 하루종일 먹은 스프만 생각나서 정말 맛있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리조토도 맛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간이 조금 세고, 스프로 배를 많이 채웠더니 다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올라온 내용물이 하나하나 너무 실해서 진짜 가격이 절대 아깝지 않을 정도!
리조토 위에 흰색 거품 같은 것이 올라왔는데,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너무 궁금했다.
밥을 다 먹을때까지도 거품이 꺼지지 않아서 신기했음.
미술이 끝나고 나서 내게는 세상 끝인 삼성역을 다녀왔더니 에너지 고갈.
에너지가 너무 고갈되어서 저녁 먹을 힘도 없고, 든든한 다과 상차림을 저녁으로 차렸다.
보이는 주전자와 흰색 잔은 [민토]의 다기로 손에 잡히는 물성이 참 좋았다.
거기에다가 백색에서 주는 유려한 곡선이 참 아름다워 거침없이 맘에 드는 것을 다 샀는데
덕분에 내년 2월까지는 추가 지출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ㅋㅋㅋ
전날의 힘듦을 잠으로 다 녹여내고
아침은 언제나처럼 냉장고에 있는 채소와 과일
연말이라 집에서 챙겨 먹을 시간이 별로 없었더니 아이들이 시들시들해져버렸다...
그래도 여러 가지 색감을 한 접시에 담아서 먹는건 주말의 최고 복지
저녁은 자칭 자취 3찬 : 스팸, 계란, 김치
2~3주 주기로 본가를 한 번씩 다녀오는데 그때 엄마가 챙겨준 미역국
굴 철이다 보니 굴이 낙낙히 들어있 아주 시원한 국물
역시 남이 해준 밥이 맛있다.
주말은 아니지만 월요일에 휴가를 냈고 마찬가지로 휴가에는 아침 과일+채소
이걸 마지막으로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는 과일과 채소는 다 먹어 치웠다.
참 신기하게 눈뜬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에너지가 넘쳐
조금이라도 더 이쁘게 담고, 하나라도 더 손을 거치는 음식들을 먹게 되는 것 같다.
커피조차 핸드그라인더로 갈아서 드립커피 해 먹는 나의 정성
이런 열정이 24시간 유지된다면 난 이미 갑부이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종종 한다.
원래 휴가 계획은 이태원 가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할 예정이었지만,
지난주 출근 내내 몸살 기운도 있고 기침도 많이 해서 집에서 쉬는 일정으로 변경하였다.
동시에, 이불 빨래가 너무 잘 되어 뽀송한 이불 위로 떨어지는 햇살을 참을 수가 없었다.
삼성역에서 사 온 빵 한 조각, 함께하는 커피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
따뜻한 털실과 털실이 엮여 만들어 나가는 패턴
책의 사각거림과 검은색 잉크가 머금는 온기
싫어할 수가 없는 나의 행복 필승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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